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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효상 / 조교수
  • 관리자 |
  • 2024-03-08 19: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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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상

조교수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윤효상입니다. 요즘 여러가지 벌여 놓은 일들 때문에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강의, 연구 업무 이외에 ADD에서 겸임연구원 PM(Program Manager)으로 인공위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 학과에서는 기금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모금활동을 하느라 바쁘기도 합니다.

연구소개

Q. 2019년에 부임하시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는데, 부임 전에는 생각하지 못하셨던 어려움이나 새롭게 느끼신 것들은 어떤 게 있나요?
A. 부임한 이후에 제일 크게 느꼈던 것이 “학생은 프로가 아니다” 입니다. 저는 석사 마치고 나서, 그리고 박사 받고 나서 카이스트에 부임하기 전까지 오로지 사기업에서만 일을 했었습니다. 때문에 부임 직후 학생을 받았을 때 학생을 반쯤은 직장 동료로 생각하고 협업을 하려고 했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는 서로 자기 분야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고 각자가 할 수 있는 업무량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 안에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진행을 하면 되었는데 학교에서는 그것이 안되더군요. 처음에는 학생이 무슨 문제가 있나, 연구하기 싫은가 등등 별 이상한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학생은 프로가 되기 위해 대학원에 와서 공부하고 일을 배우는 과정인데 프로처럼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던 것이죠. 이것을 깨닫는데 2년 정도가 걸린 것 같습니다.

Q. 최근 새롭게 주목하고 계시는 연구 분야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A. 최근에는 GNSS-RO를 위한 큐브위성 프로젝트 기획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당장 2024년부터 대전 우주산업 클러스터 사업 중 인재양성을 위한 연구현장 연계형 R&D 사업으로 진행이 될 예정이라 각 분야의 교수님들 혹은 전문가들을 모으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사실 GNSS-RO 위성 시스템은 제가 한국에 올 때 가져온 세가지 연구개발 아이템 중 마지막인데 생각치도 못한 경로로 일이 풀리게 되어 행운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교수님만의 학생 지도 철학이나 연구실 운영 방향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A. 저만의 것이라고는 하기 힘들겠지만, 저는 제 학생들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피드백의 수단으로는 학생들의 과제 참여율 조정을 통해 학생 본인이 한만큼의 보상을 학연 장려금으로 받아가도록 노력합니다. 제가 카이스트 부임하고 나서 학생들을 살펴보니 “요즘애들”이 싫어하는 것이 두가지가 있던데, 하나는 “나는 일 많이 하는데 왜 똑같이 받나”이고 다른 하나는 “쟤는 별것도 안하는데 왜 나랑 똑같이 받나” 입니다. 이는 제가 사기업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부분과도 방향이 같아 연구실 운영에도 적극 반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몇몇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학생간의 학연장려금의 차이를 크게 두는 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필요한 경우에는 학생들이 받는 학연 장려금을 줄이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당근과 채찍은 한 세트가 되어야만 지속가능한 시스템이 되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서는 기분 좋지 않겠지만 채찍도 주저하지 않고 사용하는 편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A. 우선 현재 ADD에 겸임되어 진행하는 인공위성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입니다. 또한 앞에서 말씀드린 GNSS-RO 큐브위성 프로젝트를 잘 개발하여 성공적인 스핀오프를 하는 것이 그 다음 계획입니다.

Q.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혹시 후회되는 일 혹은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A. 요즘 들어 더더욱 의대나 치대를 가지 않고 카이스트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던 것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고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결과론적으로 다 잘 풀렸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긴 합니다만 “그래도 의대를 갔으면” 했던 어머니의 바램을 따랐다면 작은 방 안에서 하루 종일 진료를 하거나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의학/생물학 연구를 하며 평생 살았을 것입니다. 다행히 “의사는 네 성향에 맞지 않는 것 같다. 돈 쫓지 말고 니가 하고싶은 것 해라”라던 아버지의 말씀을 따랐던 것이 현재 제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제일 큰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Q. 다양한 곳(세트렉 아이, MIT, Planet Lab)에서 많은 경험을 하셨던 선배로서, 학위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원생 혹은 진로를 고민하는 학부생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우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진 뒤 진심으로 하고싶은 것을 하세요. 예전 여러 인터뷰에서도 얘기했던 것이긴 하지만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운”입니다. 앞날은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가 흔히 목표로 잡는 “돈, 명예, 권력” 들은 수천, 수만명의 사람이 뒤엉켜서 살아가는 사회에서 이루어야 하는 것들인데 어찌 한낱 인간 하나의 작은 노력만으로 시대의 흐름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돌릴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이 어떤 선택을 하던 잘 될 수도 있고 잘 안 풀릴 수도 있습니다. 일이 잘 풀린다면 어떤 선택을 했던 큰 불만이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일이 잘 안 풀렸을 때인데, 이 경우에는 최소한 자기 자신이 스스로 진로를 선택하였다면 인생이 도둑맞은 기분은 들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우물가서 숭늉 찾는 짓을 하면 안되겠지만 타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고 타인의 의견대로 살지는 않아도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에 진학할 정도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믿고 하고싶은 일을 하세요! (어차피 인생은 복불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