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 이진성 / 경희대학교 교수
- 관리자 |
- 2026-05-16 20: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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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교수
우주임무 설계와 궤도역학
안녕하세요. 저는 2024년 가을학기에 한국과학기술원 항공우주공학과 안재명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졸업한 이진성입니다. 박사학위 취득 후에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에서 약 1년 반 동안 선임급 위촉연구원으로 근무하였고, 전문연구요원 복무를 마친 뒤 현재는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로 자리를 옮겨 교육과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 교수님과 연구분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우주임무 설계와 궤도역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2체문제에 기반한 전통적인 궤도설계에서 더 나아가, 다물체 동역학 환경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자연 동역학 구조를 활용하여 우주임무를 설계하는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Lagrange point, periodic orbit, invariant manifold, resonance orbit과 같은 구조들은 단순한 수학적 해가 아니라, 실제 우주임무에서 연료를 절약하고 임무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설계 자원입니다.
제가 연구를 할 때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은 “우주에는 이미 자연이 제공하는 궤도적 에너지가 있고, 우리는 그것을 잘 찾아서 활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달 중력도 하나의 중요한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달은 우리에게 ‘공짜로 주어진 delta-V’와 같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기존에는 어렵거나 불가능해 보였던 임무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경희대학교에서도 이러한 방향의 연구를 이어가며, 우주탐사와 우주과학 임무를 위한 궤도설계 및 임무설계 연구실을 만들어 운영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궤도 하나를 계산하는 것을 넘어, 과학적 목표와 공학적 제약을 함께 고려하여 실제 임무로 연결될 수 있는 설계 방법론을 연구하는 것이 제 연구실의 중요한 방향입니다.

2. 최근 특히 주목하고 계시는 관련 연구분야가 있으신가요?
최근에는 다양한 우주탐사 임무의 기초가 되는 임무궤도 설계 연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사과정 중에는 태양-지구 L4 임무와 같은 심우주 임무 설계를 연구하였고, 이후 KAIST 인공위성연구소에서 일하면서 과학자와 공학자 사이에서 실제 임무를 구체화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하는 궤도설계 연구가 실제 우주과학 임무의 가능성을 넓힐 수 있구나”라는 점을 강하게 느꼈고, 이 일이 매우 재미있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에 임용된 만큼, 앞으로는 한국의 과학위성을 한국의 발사체로 발사하고 운영하는 다양한 미래 임무에서 임무설계자로 기여하고 싶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발사체의 성능과 제약 조건을 고려하면서도, 다물체 동역학, 최적제어, 궤도 최적화 기법을 활용하여 탐사 가능성을 최대한 확장하는 연구를 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인 연구 키워드로는 multibody dynamics, optimal control, trajectory optimization, resonance orbit, manifold-based mission design 등이 있습니다. 다만 이들은 각각 독립적인 연구 주제라기보다는, 실제 우주임무를 설계하기 위한 기본 블록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어떤 과학적 질문을 풀기 위해 어떤 궤도로 가야 하는가”, “제한된 발사체와 제한된 추진 성능으로 그 임무를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가”입니다.
3. 연구실 학생들, 대학원생에게 특히 강조하시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저는 학생들에게 연구실 안에서만 연구를 바라보지 말고, 연구실 밖의 세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꾸준히 살펴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연구가 어디에 필요한지, 내가 가진 기술과 강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제가 좋아하는 연구를 하면서, 동시에 제 연구 분야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여러 연구자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주임무 설계는 혼자서 완성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과학자가 관측하고 싶은 대상이 있고, 시스템 엔지니어가 고려해야 할 제약이 있고, 위성을 실제로 운영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 궤도설계자는 “이 임무가 실제로 가능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자기 연구의 결과물이 다른 사람의 연구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여러 사람과 함께 일하다 보면 힘든 순간도 있지만, 정말 의미 있는 연구는 대개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이고, 지식이 모이고, 각자의 전문성이 연결될 때 더 중요하고 멋진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은 대학원 진학의 무게입니다. 석사 2년, 박사 5–6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인생에서 매우 큰 기회비용을 지불하는 선택입니다. 그래서 저는 연구실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에게 항상 묻습니다. 정말 학위를 하는 것이 본인에게 중요한 일인지, 더 긴 미래에서 도움이 되는 선택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충분히 고민해 보라고 말합니다. 대학원은 단순히 취업을 미루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의 전문성을 만들어 가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연구자의 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저는 비교적 운이 좋은 연구자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연구를 즐겁게 할 수 있었고, 그 연구의 가치를 인정해 주시는 지도교수님 밑에서 박사과정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또 교수님께서 제안해 주시는 연구 주제들이 제가 하고 싶었던 일과 잘 맞아 있었기 때문에, 연구를 하면서 큰 동기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환경에서 연구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는 먼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석사와 박사를 거쳐 연구자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몇 년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60대 후반 또는 70세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 긴 직업적 방향을 선택하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좋다고 하는 주제, 유행하는 분야만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이 오래 붙잡고 고민할 수 있는 질문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찾았다면, 그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잘하기 위한 훈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반대로 잘하기만 하고 좋아하지 않는다면 긴 시간 버티기 어렵습니다. 결국 연구자의 길은 자신이 의미 있다고 믿는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력을 쌓아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후배들이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연구는 빠르게 답을 찾는 과정이라기보다, 좋은 질문을 찾고 그 질문을 더 정확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성실하게 시간을 쌓아 간다면, 언젠가 자신만의 연구 방향과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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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재흥 / KAIST 우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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